좋아하는 것(기록, 책, 영화, 전시, 공연 etc)

잡다한 두 편을 읽고.

* 참고한 기사 Lawrence Perry, "Christmas Carol: Their History and Traditions", Music Publishers Journal, 1944(추정) Mark Forsyth, A Christmas Cornucopia, Penguin, 2016 작년 12월에 캐롤의 역사로 구글링을 하다가 작은 한 페이지짜리 pdf...

19.02 도쿄 여행과 시티팝, 그리고 거슬러 떠오른 내 여행의 음악들.

19년 2월에 다녀온 도쿄 여행기를 두 해 하고도 여섯 달이 더 지난 지금에야 이어 쓴다. 19년도에는 아베의 기행으로 한일 관계가 급속히 경색되면서 일본 여행기를 쓰는 것 자체에 회의를 느꼈고, 20년도에는 하루하루의 일상에 떠밀려 글 쓸 의욕을 놓쳤다. 그러다가 오늘, 21년 8월 21일, 정여울 작가의 솔직한 여행기를 읽다가 나도 내 여행기를 마저 써...

내가 <밤으로의 여행>을 두 번이나 완독하지 못한 이유.

서지 정보: 크리스토퍼 듀드니, 연진희/채세진 역, 『밤으로의 여행』, 예원미디어, 2008 2011년에 읽으려 시도했다가 미처 못 끝마치고 반납했던 책을, 10년만에 다시 빌렸다. 이번에는 잘 읽힐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. 또 완독하지 못하고 설렁설렁 종이를 넘겼다. 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형편없는 번역 탓이다. 각 장마다 주제가 달라져서 글의 몰입도가...

세계 대전은 어떻게 평범한 젊은이들에게 해외 경험을 제공했는가

본 글은 개인적인 스터디를 위해 크리스타 카우먼(Krista Cowman)의 논문 「전선 너머에서 관광하기: 1차 대전기 프랑스 중소도시와 대도시를 방문한 영국 장병들」, 『도시사 연구 41(1)』, 2014를 읽고 작성한 발제문을 다듬어서 올리는 글입니다. JSTOR, 엡스코호스트처럼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관심 분야의 논문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시...

개인적으로 읽다가 불안삽화 재발할 뻔한, 애증의 독서 감상문.

* 이 포스트는 스터디를 위해 개인적으로 읽었다가 불안삽화가 재발한, 애증의 독서 감상문입니다. 사학과 대학원생이나 전공자들이 본다면 참 사학과에 어울리지 않는 글쓰기고, 사적인 의견과 감상이 난무하는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. 학술적이지 못하단 평가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. 그러나 불안을 견디고 어떻게든 내 속을 털어낸 글이기에, 견뎌낸 나를 위해서 증거물...

웅가로, 리키엘, 도나텔로를 위한 변호

죠죠 6부:스톤프리에는 DIO의 사생아 아들 셋이 나온다. DIO의 첫 사생아인 죠르노가 5부의 주인공으로서 화려하게 활약하는 반면, 나머지 세 아들들은 작화도, 이름도, 불우한 환경도, 능력도 보잘 것 없는 미미한 단역에 지나지 않는다. DIO의 유지를 실현하려는 푸치 신부(6부 메인 빌런)에게 이용당하다가 희망마저 잃고 패배당할 뿐이다. 그래서인지 6부...

삶은 언제나 예측불허.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가진다.

*개인적인 감상입니다. *중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. 1. 자, 드디어 죠린의 모험이 끝났다.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재밌어하면서, 그 여정을 끝까지 지켜본 나에게 먼저 박수를 쳐주고 싶다. 2. 이야기는 루머와 달리 새드엔딩이 아니었다. 해피엔딩이었다. 죠린도, 웨더도, 안나수이도, 에르메스도, 죠타로도, 그리고 엠포리오 소년도 모두모두 살아서 다시 ...

내 8년을 행복하게 마무리해줘서 고마워. 사람과 사람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.

****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하겠지만, 포함될 수 있습니다. 민감하신 분은 피해주세요. ****개봉 당일에 1회차 찍고 뽕이 차올라서 급하게 적은 메모입니다. 두서 없는 글이고, 제 개인적인 이야기도 포함된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글입니다. ****그럼에도 이 순간의 감정, 기억, 고마움을 적고 싶었습니다. 1. 관람 직후 감상 다크피닉스: 가장 완...

연성도 아니고 덕질글도 아니고 감상문도 아닌 매우 사적인 글.

아파보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. 정말 이런 꼰대 같은 문장은 쓰고 싶지 않았는데,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을 표현하기에 맞는 다른 문장이 떠오르지 않는다. 그러므로 그냥 생각난 대로 쓰기로 한다. 원래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곳에는 사적인 이야기는 일절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, 사람 마음이란 게 한결 같지가 않다. 며칠 째 틈만 나면 계...

"복수를 결심한 날, 왜 내 심장을 뽑아버리지 못했던가"

어릴 적 기억 속에서 어렴풋이 제목만 기억하던 『몬테크리스토 백작』을 뽑아들게 된 것은 모 게임 덕분이다. 복수귀를 자처하는 그 게임 캐릭터는 시니컬한 냉정함으로 주인공에게 우정을 표하고, 비관적인 언행 속에 인간찬가를 노래하는 기묘한 캐릭터였다. 이 입체적인 캐릭터의 원형이 된 인물은 과연 어떤 인물일지 궁금해졌고, 그것이 근 15년 만에 『몬테크리스토 ...

꼭꼭 기억해두고 잊지 않기 위해서 씀.

미래에 뭘 할지 걱정하며 불안해 하는 건 정말 쓸데 없는 행동이다. 사람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내 마음도 변할 것인데, 그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. 그렇지 않으면 실체 없는 불안에 압도돼서 지금 여기조차 제대로 살 수 없게 된다. 다만 지금 내가 하고 싶고, 의욕을 느끼는 일을 하면 된다. 충분한 휴식과 안정이 보장되면 의욕을 자연스럽게 올라온다...

최근 에코의 소설 두 권을 동시에 읽고 있다. 그중에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독파 중인 <바우돌리노>의 감상을 메모하다가, 이왕 쓰는 김에 지금까지 읽은 에코의 책에 관한 간단한 추천을 써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매니아라고 자칭하기에는 모자란 점이 너무 많지만, 또 에코의 소설은 중세에서 시작하여 20세기를 지나 긴 시간축을 넘나들지만, ...